달콤한 잠에 깊이 빠져있는데, 일어나야 할 아침이 밝아왔습니다. 휴대폰에 설정되어 있는 알람이 언제나처럼 울리기 시작하네요!
아침의 알람 소리는 상사의 전화벨 소리만큼이나 달갑지 않죠. 마치, 시한폭탄의 초침소리나 화재경보기의 굉음처럼 짜증나고 듣기 싫은 소리죠. 소리가 울리고 또 울리고 또 울립니다. 제발 좀 일어나라고 말이죠.
이때부터 싸움이 시작됩니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아있어. 내가 10분 더 일찍 맞춰놨으니까…”
반갑지 않은 알람을 끄고 몸을 뒤척입니다. 하지만, 곧 다시 알람이 울리기 시작하죠. 첫번째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들까봐 대비해둔 두번째 알람입니다. 신경질을 내며 다시 알람을 끄려고 몸을 움직이다 그만 휴대폰을 침대 아래로 떨어뜨립니다.
알람은 더욱 신나게 소리치고 눈을 감은 채 손을 뒤적이며 휴대폰을 찾지만 손에 닿지가 않죠. 알람 소리가 울리고 또 울립니다.
네, 오늘도 패배합니다. 비틀거리며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을 집어들고는 알람을 끕니다. 잠시 자리에 다시 눕고 눈을 감지만, 눈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알람이 이겼으니까요. 다시 잠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일이 특별한 사건이 아닐 거에요. 다들 알람과의 싸움을 경험하며 살지 않나요? 아침을 깨우는 알람 소리는 듣기 싫고 힘들지만, 하루를 시작하고 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중요한 친구입니다. 아마 알람이 없다면, 제 때에 일어나지 못할까봐 걱정되서 잠을 편히 못자거나, 아예 아침을 화끈하게 잠으로 채워버리기 일수일 거에요.
사순시기는 바로 이 알람과 매우 비슷합니다. 매년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사순시기, 이 때가 다가오면 희생에 대해 고통에 대해 절제에 대해 생각해야하는 부담이 다가오죠.
“고기 없는 불금이라니!!”
아침에 알람 소리가 반갑지 않고 힘든 것처럼 사순시기를 맞이하는 것도 어렵지만, 이 시기의 도전을 우리가 마주하고 또 이 시간을 잘 사용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더 깊은 영적인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발견하고 분별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더 가까이, 하느님과 더 함께, 우리의 삶에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그분과 함께하기 위해서 말이죠.
사순시기의 가장 좋은 점은, 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죽음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 예수님과 함께 우리 또한 부활하는, 부활의 기쁨말이죠! 사순시기는 부활시기를 기쁨으로 살 수 있도록 준비시켜 줍니다.
부활시기 동안 항상 기쁨(JOY)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나누려 합니다.
1. Jesus (예수님)
2. Others (다른 이들)
3. Yourself (우리 자신)
1. 가장 먼저, 예수님! (Jesus)
영적으로 기쁘게 산다는 것은, 항상 예수님을 삶의 첫번째 자리에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기도와 예수님과의 관계를 우선시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도와주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아침 식사 전(혹은 취침 전)에 성경을 읽는 겁니다. 너무 뻔하고 식상한 거 같지만, 짧게라도 성경을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또한 훌륭한 영적 성숙의 길입니다. 아주 짧은 파트라도 좋습니다. 매일 전례의 독서나 복음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한번 그리고 두번, 읽으면서 눈에 들어오는 짧은 구절을 메모지에 적어보세요. 그리고 그걸 하루 종일 가지고 다니면서 손에 잡힐 때 꺼내 읽어보는 거에요. 단순하지만, 하느님의 말씀으로 우리의 하루가 영적인 기쁨으로 채워지고 우리를 인도해 줄 것입니다.
그분을 첫번째 자리에 둘 때, 우리는 일상 안의 십자가를 지는 것을 기억하게 되고, 그분과 함께 삶의 어려움에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되며, 우리는 더 용감해지고 자신감이 생기며 다른 이들에게 더 자비로워지고, 궁극적으로 더욱 큰 기쁨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2. 두번째, 다른 이들! (Others)
만약 우리가 예수님을 첫째 자리에 둔다면,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기쁨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다른 이들을 두번째 자리에 두는 것은 당연하겠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복음의 기쁨’이라는 제목의 사도적권고를 통해 이에 대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교황님께서는, 우리가 복음에서 받은 기쁨과 예수님을 우리 삶의 첫째 자리에 두는 이 기쁨이 “늘 새로운 기쁨, 함께 나누는 기쁨”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다른 이들을 우선시할 때, 교황님께서 말씀하시는 “복음의 기쁨”을 전파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당신께서는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쁨을 크게 하십니다. (이사 9,2)
하루의 일상에서 다른 이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그들을 섬김으로써, 우리는 다른 이들을 두번째 자리에 두게 됩니다. 복잡할 필요는 없어요. 단순히 다른 이들의 필요를 나의 필요보다 우선시하면 됩니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왜 그렇게 친절하냐고 묻는다면, 여러분이 예수님을 삶의 첫째자리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간단한 친절한 일들, 마주치는 이들에게 미소를 짓는 것, 다른 이들을 위해 문을 열어주는 것, 혼자 있는 누군가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건내는 것, 어렵지 않죠?
3. 세번째, 나 자신! (Yourself)
하느님께서 창조하시고 부르신 우리 자신 안에서 기쁨을 누리는 것을 잊지 마세요!
“왜 나 자신은 세번째인거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거에요. 나 자신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 기분이 언짢을 수도 있겠지만, 마태오 복음 20장 16절의 구절을 읽으면, 우리가 기뻐할 이유는 충분할거에요.
이처럼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 (마태 20,16)
우리가 예수님과 다른 이들을 우리 자신보다 먼저 사랑할 때, 우리는 우리가 창조된 모습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됩니다. 나 자신을 가장 마지막으로 여기는 것처럼 여겨지겠지만, 우리가 하느님을 첫째 자리에 두고 우리 자신을 뒤에 둘 때, 하느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첫번째로 여기실테니까요!
비록, 사순시기가 아침 알람처럼 귀찮고 성가시게 느껴졌을지라도, 지금 우리가 지내고 있는 이 부활시기가 영적인 기쁨으로 채워지고 있고 그렇게 준비시켜 주셨을 거라 믿습니다. 그래서 내년, 또 그 다음 해에 사순시기를 맞이할 때, 힘들고 귀찮은 시간으로만 여겨지지 않고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부활을 기대하며 힘을 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의 부활, 그것은 매우 놀랍고 또 기뻐하기에 충분한 일이죠!
JOY (Jesus, Others, Yourself)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일어나 기뻐합시다!